농사와 땅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다

내가 농사를 지어본 적은 없지만, 농사를 못 짓는 사람들의 특징 중에 하나는 너무 욕심을 부려서 식물을 많이 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좁은 면적의 땅이 있다면 너무 좁기 때문에 고추를 하나만 심는게 최선인데 욕심을 부려서 여러개를 심었다가 이도저도 아니게 되는 것이다.

나는 관행농업이라는 것도 문제가 땅의 면적에서 시작됐다는 생각이 든다. 농사를 시작했는데 땅이 부족하니까 그 면적 안에서 최대한 많이 수확하려다보니 비료, 퇴비를 주게 되고, 조금의 영양도 손해보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잡초는 한포기도 봐줄 수 없고, 그렇게 촘촘하게 키우다보니 환기가 잘 안 돼서 병이 생기니 농약을 치게 되고, 영양을 과도하게 주다보니 사람이 먹기에도 부드럽고 맛있지만, 곤충이 먹기에도 좋으니 곤충들의 천국이 되고 그러면 농약을 칠 수 밖에 없어지는 것이다.

농사지을 내 땅이 넓고, 수확을 많이 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만 하는 쪼들리는 상황이 없으면 자연스럽게 여유가 생길텐데, 그러면 자연도 생각할 수 있고 건강도 생각할 수 있을텐데, 그렇지 못한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 탓만 할수는 없는 것이다. 처음에 말한 것처럼 고추를 하나만 심어야 하는 면적에 여러개를 심는 것은 바보같은 것이다.

많은 수확을 하기 위해서 과도한 퇴비, 비료, 농약, 시간, 노동을 투자해서 결과적으로 오히려 손해를 본다면 그것을 좁은 땅 탓만 할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또 농사지을 땅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농사도 돈에 여유가 있거나 부모한테 땅을 물려받는 것 아니면 함부로 시도하기 어려운 세상인 것 같다. 농사를 해보겠다고 뛰어드는 사람들에게는 여유가 없으니 조급해지고 욕심을 부릴 수밖에 없어지는 것이다.

계속 돌고 도는 생각인 것 같다. 어쨌든 이제는 몸만 건강하다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세상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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