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지렁이 다시는 안 키워… 아니, 나쁘지 않을지도?

리빙박스 같은 플라스틱 통에다가 붉은 지렁이, 톡토기, 뿌리응애(?), 포식 응애, 등각류 같은 분해생물들이랑 잔디, 대파, 클로버, 바질, 상추 같은 것을 잡다하게 키우고 있다. 이것과 관련해서는 사진이나 영상을 포함해서 나중에 본격적으로 써볼 생각이다.

아무튼 즉흥적으로 청지렁이를 사서 그 통 안에 넣어줬었다. 다음날 보니까 한마리가 땅 위에 올라와서 죽어있더라고… (되게 기분이 나빴다. 만화 같은데서 죽은 사람이나 생물을 표현할 때 막 거무티티하고 주변에서도 어두운 오오라가 스물스물 하잖아. 딱 그 느낌이었다.)

청지렁이는 땅 위에 있을 때가 많았었다. 그런데 원래 그런가 했더니 최근에는 다 땅 속에서 죽었는지 아니면 적응을 한 것인지 거의 안 보이더니…

오늘 또 한마리가 땅 위에서 어슬렁거리더니 죽은 것 같더라… 분해되라고 흙을 위에 덮었는데…

이 청지렁이 놈들은 죽을 때 땅 위에서 죽나보다. 아무튼 몸집도 워낙 커가지고 죽으면 흉물스럽단 말이야…

사실 붉은 지렁이든 뭐든 안 죽겠냐? 수명이 다 되든 배고파서든 환경이 안 좋아서든 죽을 거 아니야.

그러면 또 그게 다른 식물이나 분해 생물들의 먹이가 된단 말이야. 내가 모르게 그렇게 순환이 이루어진단 말이야.

그런데 이 청지렁이는 왜 자꾸 죽은 모습을 보여줘서 날 불편하게 만드냐고… 내가 아무 공부도 없이 왜 청지렁이를 샀을까?

난 그냥 붉은 지렁이보다 조금 더 큰? 그냥 야외에서 볼 수 있는 그정도의 지렁이라고 생각하고 산거야. 붉은 지렁이는 야외에서 보는 지렁이보다 훨씬 작거든.

그래서 그냥 청지렁이라는 것은 보통의 지렁이겠구나 지레짐작을 한 것이지. 말지렁이라고 더 큰 것도 있으니까 말이야.

청지렁이는 뻘에서 사는 것 같은 느낌이고, 뭔가 비린내? 같은게 나는 것 같다. 그래도 위에 잔디나 여러가지 식물들이 많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나름 그 안에서 잘 살고 있는 것 같다. (아닐수도 있고… 이미 땅 속에서 거의 다 죽었을 가능성도 있으니까…)

어쨌든 20일 정도는 지났는데 내가 확인한 죽은 청지렁이는 두마리 뿐이니까… 아무튼 뭐 살든 죽든 분해될테니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단지 몸집이 워낙 크다보니까 한꺼번에 다 죽으면 아마 냄새가 날수도 있고 통 안의 생태계가 망가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지렁이 키우다가 한꺼번에 다 죽으면 냄새가 그렇게 지독하다던데… 아무튼 위에 잔디랑 여러가지 식물들을 키우니까 그 식물들이 온도나 습도를 조절해줘서 나름대로 잘 버티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너무 잡다하게 많아서 작은 상추나 그런 것들을 오늘 다 정리했거든. 그것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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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오늘 또 죽은 한마리를 발견했다. 크기가 작아진 것 같기도 해서 굶어서 죽는 것도 같다.

그런데 기분탓인지는 모르겠는데 청지렁이가 죽은 주변의 식물은 엄청나게 폭풍성장을 하는 것 같다.

0508/
먹이통을 들어보니 잘 살고 있는 청지렁이 두마리가 보였다. 청지렁이는 분해생물이라기보다 동물 느낌이 난다. (몸집도 크고 입도 너무 확실하게 보인다.)

며칠전에는 통에서 나와서 땅바닥에 있는 청지렁이를 발견하기도 했었다. 붉은 지렁이는 그렇게 밖으로 나온적이 없다.

그런데 오늘 잘 살고 있는 청지렁이를 보니까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죽은 청지렁이를 보면 기분이 안 좋은 것 만큼 잘 살고 있는 청지렁이를 보니까 기분이 많이 좋고 뿌듯하기도 하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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